꿈을 꾸는 동시에 꿈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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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동시에 꿈을 잃어버렸다
  • 안동대학교 신문사
  • 승인 2019.10.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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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의 나에게는 많은 꿈이 있었다. 요리사, 의사, 가수, 선생님 등. 지금 생각하면 이와 같이 다양한 꿈들은 한 아이에게서 볼 수 있을 수많은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는 무언가 되고 싶은 것만 말하는 막연한 꿈들의 연속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또한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힌 일들이 많아졌다. 꿈도 많고, 하고 싶었던 일도 많았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적어졌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된 건지 생각해보면 지금이 되기 전까지 생긴 여러 일이나 이런 일들의 배경들이 이유가 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꿈에 영향을 준 여러 일들에게도 어느 정도 원인이 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영향을 받은 나에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무사히 대학교를 합격해 이곳에 왔고 이제는 졸업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이어지는 어쩌면 평범하다면 평범한 이 길을 마무리할 시간이 왔기에 이 기회를 활용하면서 나의 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고자 하는 것이다.

꿈의 목표부터 살펴보자면 처음 꿈을 이루기 위해 가지고 있던 목표는 어느덧 사라지고 그 꿈과 관련돼 있지만 완전히 다른 목표를 가지고 나만의 길을 걷고 있다. 처음의 목표는 정말 막연했다. 그저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권유를 물리치고 나의 억지로 입학하게 된 학과였기에 기대도 흥미도 잔뜩 있었다. 그러나 첫 학기를 마칠 때의 내 생각은 정말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였다. 처음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시도한 억지가 이루어진 것에는 만족했지만 첫 학기를 마무리하고 한 학기를 다시 살펴봤을 때 정말 앞길이 막막할 정도로 답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거나 복잡한 과정은 떠올리지 않고 이루고 나서 내가 하게 될 일들의 좋은 부분만 떠올려왔기에 꿈이 막연해지고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꿈을 꾸는 방식 또한 점차 바뀌게 됐다. 처음 꿈에 대한 목표를 정할 때 나는 되고 싶다는 흥미와 결과의 긍정적인 부분만 생각했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그러므로 막상 꿈을 꿀 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꿈을 떠올릴 때 그 꿈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됐다. 동시에 이 방식은 그 목표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어떤 이유 혹은 조건들 때문에 할 수 없지 않은지의 부정적인 생각이 우선이 되게 했고 이게 심해질 때는 꿈을 꾼다고 해도 안 될 것이라며 혼자 부수고 내 입장에서 보이는 현실만을 보고 있기도 했다.

나는 이런 나의 모습을 꿈을 꾸는 동시에 꿈을 잃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꿈을 잃는 이러한 과정이 마냥 나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꿈이란 게 마냥 좋고 흥미만을 좇아 내가 노력하면 되지 않겠냐며 이상적인 형태로 바라보는 것보다 내가 어떤 상황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런 바탕에서 꿈을 이뤄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찾는 방향이 나에게 더 좋은 일이었다. 또한 필요한 것이 부족하다면 더 채워나가며 필요한 것이 원하는 만큼 있다면 다른 방향에서도 꿈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기반이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잃어버린 것들은 반드시 되찾을 수 있었지만 사라진 것들은 언제가 되어도 되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꿈을 꾸면서 종종 꿈을 잃어버리지만 결국 나의 꿈을 찾아내 앞으로 나갈 수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김수지(한문·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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