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이. 다. 줄(요즘 이렇게 다 줄인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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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이. 다. 줄(요즘 이렇게 다 줄인다며?)
  • 이용규 기자
  • 승인 2019.10.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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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73돌을 맞이한 한글은 우리 역사이자 자랑이다. 한글날은 한글을 창제해 펴낸 것을 기념하고 고유 글자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그리고 개천절, 광복절, 제헌절, 삼일절과 더불어 5대 국경일로 불린다.

한글은 개화기에 이르러 어렵게 국문으로서의 지위를 얻었다. 한글날은 훈민정음해례본 발견 후 명시돼 있는 날짜를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인 109일로 결정됐다. 1929114일 한글날 기념식을 거행했지만 일제강점기로 인해 소규모로 열리거나 개최하지 못해 1945년이 돼서 처음으로 행사를 열게 됐다.

말은 민족의 뜻이고 글은 민족의 생명이다. ‘한글문자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어렵게 지켜져 왔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어학회는 한글을 만들어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박은식과 신채호는 한국사 책을 저술해 민족의 긍지를 살렸다. 윤동주, 이육사, 한용운, 심훈 등 작가들은 시나 소설로 항일 의지를 표현했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된 것 역시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1970년 많은 공휴일이 국가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국민, 한글 단체 등의 꾸준한 문제 제기로 인해 지난 2006년부터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 이뤄졌다. 이에 2012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이 채택돼 2013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됐다.

공휴일 지정은 국가 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한 주요 요소다. 한글날은 국민들의 소리가 반영돼 의미 있는 공휴일이다. 성광제(국어국문·15) 학생은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한글이야말로 민족사적 의미가 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알아야 할 국경일이다고 말하며 한글날의 의미를 고취했다.

한글과 한국어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는 당연히 한국어인 한글이고 해브 어 굿 데이는 한글인 영어다. 하지만 “saranghayo”는 한국어라고 할 수 있지만 알파벳이다. 신조어, 즉 새말이 생겨나는 것 역시 한글이 아닌 한국어가 영향을 받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어사용에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우선 새말이 늘어나고 줄임말, 축약어 빈도가 높아졌다. 천명희 국어국문학과 교수 역시 한글과 한국어를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한국어가 훼손되는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요즘 사용하는 언어인 새말은 축약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 문화가 활성화되며 새말이 생겨나고 기존 언어를 축약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문장을 줄여 쓰기 시작하면서 단어까지 줄여 쓰기에 이르렀다. 축약하는 새말의 예시로는 OOTD(Outfit Of The Day: 오늘의 패션),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삼귀다(사귀다보다는 덜하지만 가까운 사이)등이 있다. 점점 심해져 가는 줄임말 사용은 극단적으로 흥미 위주와 비속어 사용률을 높인다.

천 교수는 새말은 유행처럼 금방 사라져 그 시대만의 문화적 특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하지만 줄임말은 의미를 이해와 파악하기 어렵고 비속어 위주의 단어들이 많아 문제다고 덧붙였다. 실제 여희진(국어국문·17) 학생은 과거 친구들끼리 줄임말을 쓰면서 재밌었지만 요즘에는 그 정도가 심해져 불편을 느낀다“SNS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단어 뜻을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언어를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마구 구사하는 느낌이 강하다한글날을 맞아 우리말을 아끼자고 전했다.

한글보다 영어 간판, 영어를 사용한 제품 이름이 많이 사용된다. “엄마, 저 간판 어떻게 읽어?” 안동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영어 간판을 보고 어린아이가 한 말이다. 실제 안동 문화광장길에 줄지어 있는 상점은 절반을 훨씬 넘게 모두 영어로 적혀있는 영어 간판이다. 천 교수는 어릴 적부터 영어 공부를 강요받는 한국에서 영어가 우월하다고 느껴져 더 세련되고 멋있어 보일 수 있다언어 사대주의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요즘 한국어 맞춤법과 관련해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외 않되?’, ‘감기 낳아라와 같이 불편한 맞춤법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맞춤법을 지키려는 마음이 올바른 한국어 사용으로 이어져 한글을 더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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