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학점까지 학과 자유
우리대학의 강의는 ▲전공필수 ▲전공선택 ▲교양선택 ▲교양필수 ▲일반선택 ▲전공 ▲교직으로 나뉜다. 그중 전공필수 과목은 졸업하려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수강해야 한다. 교무과에 따르면 전공필수는 학부(과)에서 정한 교육목표에 맞게 0~12학점까지 2, 3학년 과목에 편성(단 간호학과는 최대 83학점, 2~4학년까지 편성)하는 것을 권장한다.
박태왕 교무과 담당자는 “교육목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정해진다”며 “전공필수가 없는 학과들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박 담당자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1, 4학년에는 전공필수 과목을 넣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알렸다.
우리대학에서 전공필수가 없는 학부(과)는 사범대 모든 학과, 사회대 ▲경제무역학부 경제학전공 ▲경제무역학부 무역학전공 ▲경영회계학부 경영학전공 ▲경영회계학부 회계학전공 ▲행정학과, 인문예술대 ▲중어중문학과 ▲한문학과 ▲의류학과, 자연대 ▲정보통계학과 ▲지구환경과학과 ▲체육학과, 생명대 ▲생명공학부 생명과학전공 ▲생명공학부 생명백신공학전공으로 총 21개 전공이 있다.
사범대와 간호학과는 교육의 목표가 일반적인 학부(과)와 달라 별도의 학칙을 두고 관리한다. 간호학과는 일반 학부(과)와 다른 특수 목적학과이기에 0~12학점 사이의 전공필수를 적용하지 않고 국가고시에 필요한 최대 83학점의 전공필수를 개설한다. 사범대 역시 대학의 목적이 일반 학부(과)와는 다르므로 전공필수가 아니더라도 보이지 않는 필수 과목이 많아 전공필수와 전공선택을 구분하지 않고 ‘전공’을 개설한다. 학부(과)의 의지로 전공필수가 없는 학부(과)는 13개인 셈이다.
전공필수 과목이 없는 것에 윤재형 경제무역학부 경제학전공 주임교수는 “이전에는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통계학 과목이 전공필수였지만 해당 과목을 수강할 수 없는 학생을 위해 전공필수를 없앴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굳이 전공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해당 과목을 수강하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은 적다”고 전했다.
사회대 A학생은 “선호하는 교수님의 강의만 수강할 수 있고 강의 평가가 좋지 않은 강의를 피할 수 있어 좋다”며 “하지만 전공자로서 꼭 수강해야 하는 과목을 피하고 성적을 높게 주는 강의에 수강 신청이 편중되는 일이 잦아 전공능력이 부족한 학생이 생기는 것이 걱정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경북대는 학과가 교육목표에 맞는 전공필수 과목을 0~24학점까지 교무과에 전달하고 해당 과목을 전공필수로 편성할 수 있게 했다. 정문수 경북대 교무과 담당자는 “100여 개가 넘는 학과 중 전공필수 과목이 없는 과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교육과정 선정은 전적으로 학부(과)의 권한인 만큼 각 학부(과)가 대학의 전문성과 자율성의 균형을 맞춰나갈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