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총구의 끝은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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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운동, 총구의 끝은 누구에게?
  • 임정태 기자
  • 승인 2019.09.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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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는 국가 간 인적, 물적 교류가 자유로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를 아울러 모든 무역과 산업이 먹이사슬처럼 나라마다 얽혀있으며 그중 한 부분이라도 빠지게 되면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대 시장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가 간의 장벽이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한·일간의 보복성 무역전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일본이 반발해 외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가 우려했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됐다. 일본이 수출관리 운용 정책을 수정함으로써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는 일본이 전략물자를 한국에게 수출할 때 반도체와 화학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을 규제한다는 뜻이다.

뼈아픈 현실은 한국이 일본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 제품뿐만 아니라 일본 관련 불매운동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계획 중이던 일본 여행을 취소하기도 한다. 심지어 일본 차에 테러도 벌이는 등 극단적인 반일감정을 배출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불매운동의 기준은 개인마다 상이하다.

일본 브랜드지만 한국에서 생산된 물건, 반대로 한국브랜드지만 일본에서 생산된 물건 중 어느 걸 사야 하는 걸까?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쿠팡은 한국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본사는 미국에 있으며 상당수의 지분이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에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불매운동을 목적으로 쿠팡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일하는 쿠팡맨, 물건을 파는 한국인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물론 과거 일제 강점을 당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 일본을 무조건 배척하는 게 옳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타인이 불매운동을 한다고 무분별하게 따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양국의 무역전쟁과 불매운동 때문에 한국의 많은 영세업자들이 피해를 본다.

올바른 불매운동을 위해서는 제품의 브랜드부터 생산, 공정, 도매, 소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일본과 관련된 것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이 세계화된 시장에서 양국의 경제교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일본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한국 산업 특성상 일본 측에서 하나둘씩 수출규제를 늘려간다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서로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불매운동을 그만두고 이제는 진정한 애국자로서 국민과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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