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내뱉은 말, 비수가 돼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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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내뱉은 말, 비수가 돼 꽂힌다
  • 김혜미 기자
  • 승인 2019.09.0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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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이 아닌 무례함
해선안 될 ‘내로남불’

친구라고 해서 불쾌한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말라. 누군가와 가까운 관계가 될수록 현명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친구로 하여금 불쾌한 말은 적에게서 듣게 놔두라. 적들은 이미 그런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준비가 돼 있다이는 19세기 미국의 의학자이자 문필가 올리버 웬델 홈스가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아무리 편한 친구라 해도 막대하면 안 된다. 그러나 편하다고 해서 솔직함뒤에 숨어 친구에게 무례한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반대로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표정이 일그러지며 기분 나쁜 티를 낸다.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로 남이 할 때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행할 때는 갖은 이유를 붙여 합리화하는 이기적인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70년대 소설에 자주 등장하다 90년대 정치권에서 언급된다. 그 후 유명해져 지금까지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다.

작년 3월 혜성처럼 등장한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는 주인공이 선배에게 인턴 권유를 받아 상경해 어느 고시원에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평범한 모습이던 주인공은 갈수록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아 환영 아닌 환영을 보게 되고 평소 마음에 들지 않던 선임을 때리는 등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 결국 주인공 역시 고시원 사람들과 같은 사람이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이라 치부해버린다. 이는 내로남불의 정석을 보여준다. ‘웹툰이기에 살인이라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요소로 표현했다. 이를 순화해서 생각해 본다면 내가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피곤해서 어쩔 수 없고 다른 사람이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잘못이다고 하는 것과 같다.

내로남불은 다른 사람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유한 사람을 일컫기도 한다. 웹드라마 통통한 연애중에서 김민재 취향 개 특이하네. 와 다리 봐봐. 맥스봉 아니야? 저런 게 여자로 느껴지나?”란 대사가 나온다. 그저 다른 애들에 비해 살집이 있다는 이유로 주인공을 비난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과 상대방의 기분은 생각지도 않은 말이다.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 말을 내뱉은 사람들은 잘못됐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을 비난하는 말에는 크게 화를 내며 그야말로 내로남불을 시전한다. 이처럼 나는 해도 되는데 다른 사람은 안 돼라는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살 조금만 빼면 진짜 예쁠 것 같은데 다이어트 안 해?” 또는 왜 이렇게 말랐어? 밥 좀 많이 먹어라와 같은 말도 듣는 사람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몸무게에 집착을 하게끔 만든다. 아울러 네가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야”, “배부른 소리 하고 있다등 남의 상황은 신경 쓰지 않은 채 자신의 상황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말도 있다.

모든 사람은 듣기 싫은 말이나 말투가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말이 아니더라도 싫어하는 행동은 분명 존재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와 맞는 사람,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판단한다. 그런데 당신은 그 언행을 하지 않으며 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생각 없이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수가 돼 가슴에 꽂혀 지울 수 없는 상처다. 한 번 생긴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그 흉터는 평생 남는다. 따라서 나만 타인에게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나 또한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자신이 타인에게 한 행동이 어땠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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