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타고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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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타고 떠나는 여행
  • 김혜미기자
  • 승인 2019.09.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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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불매운동으로 일본 여행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 계획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었다. 그 결과 비행기 탑승객 수가 점점 줄어들어 189석 중 60~70석만 채운 채 운항 중이며 일본으로 향하는 노선 또한 감축하는 실정이다. 이는 일본 여행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한국인이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수가 많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전체 일본 방문객의 24.1%에 달한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4명 중 1명은 한국인인 셈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 여행을 간 이유는 무엇이며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은 없을까?

 

요즘 여행 스타일은 패키지여행보다는 자유여행, 가족 단위여행보다는 혼자 떠나는 여행으로 바뀌는 추세다. 사람 대부분은 치안이 좋으며 비용이 적게 드는 곳을 최적의 여행지로 선택한다. 그런 면에서 일본은 국내에서 약 2~4시간 정도 걸리는 가까운 나라며 문득 떠나고 싶을 때 가볍게 갈 수 있는 해외 여행지 중 하나다. 가깝기에 짧은 일정이라도 주요 관광지를 충분히 볼 수 있으며 한국어 안내가 잘 돼 있어 혼자 여행하기 편리하다. 또한 저가 항공사에서는 일본 왕복 항공권을 제주 왕복 항공권보다 싸게 내놓기도 하고 이른바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드물어 여행하는 데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 외에도 요즘에는 가고시마나 다카마쓰처럼 소소한 볼거리가 많고 조용한 소도시 여행이 대세다.

, 과제, 학업 등 머리 아픈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 치유 여행을 기획하는 경우가 많아진 지금 안동은 여행하기 최적의 장소다. 화려하지도 않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지만 재미있는 설화가 자연스럽게 배어있어 그만의 매력이 잘 나타나는 지역이다.

대표적인 예로 월영교가 있다. 안동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손꼽히는 월영교는 낙동강을 감싸는 듯한 산세가 밤하늘에 뜬 달을 마음속 깊숙이 파고들게 한다. 달을 강물에 띄운 채 가슴에 파고든 달빛은 잊힌 꿈을 일깨우고 다시 호수의 달빛이 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으려 한다. 그러나 월영교는 이런 자연풍광을 돋보이게 드러내 주는 조형물인 동시에 안동에 살았던 이응태 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오래도록 기념하는 다리다. 이상신(금속신소재·18) 학생은 월영교는 맑은 밤공기를 마시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축제 기간이 아니라면 조용해 밤하늘의 별을 보며 걸으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기분이다고 월영교를 표현했다. 이어 다른 관광지보다 가까이 위치해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하기 좋은 장소다고 언급했다.

안동시 임청각길에 위치한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 입구다.
안동시 임청각길에 위치한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 입구다.

여행의 목적이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로 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안동 여행 불매운동으로 애국심이 불타오르는 지금 안동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최초의 독립운동 발상지며 독립운동의 성지라 불린다. 포상받지 못한 독립 운동가를 포함해 1,000여 명이 넘는 독립 운동가를 배출한 지역이고 이는 전국에서 독보적인 수치다. 더불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3대 수반이자 초대 국무령(대통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이 안동에 있다.

임청각은 조선 세종 때 좌의정을 지낸 이원의 여섯째 아들 영산현감 이증이 안동 산수의 아름다움을 좋아해 정착했는데 그의 셋째 아들 형조좌랑 이명이 세운 별당형 정자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임청각을 그 앞으로 낙동강과 반변천이 만나 합류점인 합수머리를 이루고 백두대간 줄기인 영암산이 뒤를 받쳐줘 우리나라 최고 명승지다고 칭송했다.

임청각에 살던 명문가 종손의 후손은 훗날 독립운동가가 된다.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해 지금까지 11명의 독립투사가 나왔고 외가를 포함해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40여 명에 이른다.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대의 삶을 항상 응원했다이는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다. 여행을 어디로 갈지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 누구에게도 불매운동을 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이 아닌 다른 선택지도 많다는 것을 인식하면 여행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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