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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회 솔뫼문화상 수필 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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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관…     admin@domain.com
0 104 2016-11-23 16:59

아름다운 손

                                                                                                        엄귀연(한문학과, 15학번)
                             
 지금 글을 읽고 계시는 분께서는 부모님의 손이 어떤 모습인지 기억나시나요? 예를 들면 손가락이 짧거나 혹은 따뜻하다거나 이런 생각들이요.

 햇빛이 따가워서 바람도 뜨겁게 느껴지는 날 이었습니다.
직원은 깔끔하게 딱 3명, 테이블은 12개. 뭔가 그럴듯한 비율인 느낌이랄까. “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 이 멘트는 식당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건네는 저의 첫 인사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부모님 식당 일을 돕고 있는 한 학생입니다. 주된 저의 일은 홀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손님을 자리로 안내하며 주문을 받고 상을 차리고 식사가 끝나면 그릇은 거두는 정도. 처음 일을 시작할 때에는 실수도 많이 했습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요. 하지만 잦은 실수에도 큰 소리 내시지 않으셨던 부모님 덕분에 저는 열심히 일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마 부모님 가게가 아닌 다른 환경 속에서 일을 했더라면 하하, 상상하고 싶지가 않은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 갈수록 실수는 줄어들고 차츰 차츰 단골손님도 늘었습니다. 이제 저는 실수투성이가 아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시간 보다 행동이 더 빨라진 정식 직원 같은 모습으로 다듬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릇을 치우던 저에게 한 단골손님께서 말을 걸어 주셨습니다. “어이구, 효녀네. 매일 가게에 나와서 부모님 일을 돕기도 하고. 딸내미는 남자친구 없어? 여행도 좀 다녀보고 그러지... ...” 일을 하다보면 이런 말들을 종종 듣곤 합니다. 일주일 내내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일이 왜 금방 익숙해 졌는지 이해가 가기도 하는 시간들을 가게에서 보내기 때문이겠지요. 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하겠습니까. 친구들과 여행을 꿈꾸며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싶고 추억으로 간직할 만한 기념사진들을 찍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처음에는 제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꼈습니다. 왜냐구요? 작은 가게 안에서 거의 12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쉽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몸이 불편해지면서 감정의 배열도 어긋나는 일도 다반사 입니다. 일을 할수록 고단함과 피로함이 겹치면서 저도 모르게 예민해져 버린 제 자신을 바라보면 가끔 눈물도 납니다. ‘나는 왜 이것 하나 이겨내지 못 하는 걸까, 이런 시간에 일에 집중하자.’ 라면서 스스로 위로를 하곤 했습니다. 어차피 할 수 있는 일은 쉬지 않고 하던 일을 마저 하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요. 그러다 저는 저의 한계와 마주하게 되었던 순간이 왔었습니다. 그 순간 쌓였던 복잡한 복합적인 감정들이 두서없이 터져버리게 되었던 것이죠. 펑펑 울었습니다. 머리가 어질하고 통증이 느껴져도 무시할 정도로... ...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떻게 저렇게 쉼 없이 울 수 있었던 걸까, 참 웃기면서도 신기하다.’ 라는 생각이 들 곤 합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울고 있는 저를 아무런 말  없이 안아주며 등을 토닥여 주시던 어머니도 함께 우셨습니다. 제가 진정할 때쯤일까요? 다 울고 나니 우리 모녀의 얼굴은 빨갛게 퉁퉁 부어올라 서로를 마주보며 웃기 바빴습니다. 얼굴 좀 보라며 꼴이 말이 아니라고 내일 눈이 부어 앞이 보일지 걱정이라면서 말이죠. 그 순간 제 손을 꼭 잡아 주시던 어머니의 손을 보게 되었습니다. 손에 많은 주름이 생기고 상처가 있고 손톱이 짧아졌는지 그제야 알았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 손은 참 고우신 분이셨습니다. 하얗고 손가락이 길며 손톱 모양도 예뻐서 부러웠었습니다. 아, 특히 손이 참 부드러웠습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있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았거든요. 그런 어머니의 아름답던 손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네.’ 라는 것을 느꼈을 때 제가 참 부끄러웠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 보다 아버지 어머니와 따뜻한 밥 한 끼 먹으며 즐거운 대화를 하는 제 모습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었죠.
 
 가끔 일이 힘들어 허리가 아프고 손발이 불편해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으시는 부모님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마치 손난로를 가슴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약을 챙겨 드시는 모습, 얼굴을 찌푸려 있다가도 손님을 향해 웃는 표정들을 보면서 또 다시 돌이켜보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아버지의 미소 한 번에 어머니의 눈웃음 한 번에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항상 저에게 “우리 딸이 좋으면 아빠엄마도 좋아.”라고 말씀해 주시는 부모님,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아프지 마세요, 아버지 어머니의 딸이 되어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479-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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